고양이의 뇌 질환은 개에 비해 빈도는 낮지만,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진단과 치료가 도전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는 증상을 감추는 특성이 있어, 뇌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에 고양이의 주요 뇌 질환을 병인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고양이의 주요 뇌 질환 – 병인별 분류와 상세 설명
1. 선천성 뇌 질환
수두증 (Hydrocephalus)
- 소형 품종(예: 페르시안, 히말라얀)에서 드물게 발생
- 원인: 뇌척수액의 흐름 장애 → 뇌실 확장
- 증상: 발작, 시력 저하, 운동 실조, 둔감
- 진단: MRI에서 뇌실 확장 및 대뇌 피질 위축
- 치료: 스테로이드, 이뇨제, 심한 경우 VP-shunt
소뇌형성부전 (Cerebellar hypoplasia)
- 임신 중 고양이 파보바이러스(Feline Panleukopenia Virus) 감염 시 태아에서 발생
- 증상: 운동 실조, 고양이 특유의 '스텝핑', 머리 떨림, 시야정렬 장애
- 진행되지 않으며, 생명에는 영향 없음
2. 감염성 / 염증성 질환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FIP – 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 중추신경형 FIP (Neurologic FIP): 뇌 및 척수 염증
- 젊은 고양이에서 더 흔함
- 증상: 성격 변화, 경련, 안구진탕, 방향 감각 상실
- 진단: MRI 상 뇌실 주위 염증, CSF에서 단백 증가, 고단백성 삼출
- 치료: 최근 GS-441524 같은 항바이러스제 사용 시 생존 가능성 증가
톡소포자충증 (Toxoplasmosis)
- 면역 저하 또는 고양이에서 발생
- 증상: 발열, 경련, 안구염, 보행 이상
- 진단: 혈청학적 검사 + MRI
- 치료: 클린다마이신 장기 투여
진균성 뇌염
- 크립토코커스증(Cryptococcus neoformans)이 가장 흔함
- 비강에서 뇌로 전이 → 비출혈, 신경 증상 동반
- MRI에서 뇌수막 조영증강, 비강 병변 확인
- 치료: 플루코나졸, 암포테리신 B 등
3. 뇌종양 (Brain Tumors)
수막종 (Meningioma)
-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
- 보통 단일 병변, 캡슐화 → 수술로 잘 제거됨
- 증상: 발작, 성격 변화, 시야 장애, 머리 기울임
- 진단: MRI에서 조영증강 되는 외부 병변
- 치료: 외과적 절제 후 생존율 높음
림프종 (Lymphoma)
- FIV/FeLV 양성 고양이에서 더 흔함
- 다발성, 혈관 침윤성 특징
- 증상: 급성 신경증상, 경련, 혼수
- 치료: 항암치료 ± 방사선, 예후는 나쁨
4. 대사성 / 독성 질환
간성 뇌병증 (Hepatic Encephalopathy)
- 선천성 문맥전신단락(PSS), 간염, 간종양 등
- 증상: 멍함, 고정 시선, 발작, 야간 악화
- 진단: 암모니아 상승, bile acid test, MRI basal nuclei 이상
- 치료: 저단백 식이, 락툴로오스, 항생제
저혈당 / 전해질 이상
- 당뇨, 인슐린종, 간부전 등에서 저혈당성 발작
- 고칼슘혈증, 고나트륨혈증 등도 신경증상 유발
5. 외상성 뇌손상 (TBI)
- 교통사고, 높은 곳에서 추락 등
- 증상: 의식 저하, 경련, 안구 반응 이상
- 진단: CT/MRI에서 출혈, 부종, 골절 확인
- 치료: 만니톨, 뇌압 조절, 보조적 치료
6. 뇌졸중 (Stroke)
허혈성 뇌졸중
- 심장 질환, 고혈압, 갑상샘 기능 항진증 등과 연관
- 갑작스러운 비대칭적 증상 (편마비, 안면 마비 등)
- MRI DWI: 제한 확산 병변
- 치료: 지지 요법, 항혈전 치료
출혈성 뇌졸중
- 응고장애, 고혈압, 종양 침습에 의해 발생
- MRI GRE 또는 SWI에서 출혈 병변
7. 간질 (Epilepsy)
- 고양이에서는 특발성 간질보다 이차성 원인이 더 흔함 (종양, 염증, 감염 등)
- 증상: 경련, 침흘림, 의식 상실, 공격성
- 진단: MRI로 기질적 원인 확인
- 치료: 항경련제 (페노바르비탈, 레베티라세탐 등)
고양이 뇌질환 진단 전략
병력 및 신경학적 검사 | 연령, 증상 발현 시기, 진행 여부, 국소화 |
MRI | 뇌병변의 형태학적 진단에 필수 |
CSF 분석 | 세포수, 단백질, 감염/염증 지표 |
혈청 검사 | FIV, FeLV, Toxoplasma, Cryptococcus 항체 등 |
영상 | 비강, 눈, 두개골 평가를 위한 CT도 활용 |
고양이 뇌 질환: 상세 설명
고양이의 뇌 질환 역시 매우 다양하며, 고양이의 행동, 감각, 운동 능력 등 전반적인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아픈 것을 숨기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미묘한 변화라도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양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뇌 질환들을 원인별, 종류별로 나누어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염증성/감염성 질환 (Inflammatory/Infectious Diseases)
고양이에서 매우 중요한 뇌 질환 그룹입니다. 뇌 또는 뇌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감염체 또는 면역계 이상 반응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 뇌수막염/뇌염 (Meningitis/Encephalitis/Meningoencephalitis):
- 원인:
- 감염성 (매우 중요):
-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FIP): 특히 건식 FIP의 경우 신경 증상을 흔히 유발합니다. 뇌실염, 수두증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톡소플라즈마증 (Toxoplasmosis): 원충 감염으로, 면역력이 약한 고양이에서 뇌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크립토코쿠스증 (Cryptococcosis): 곰팡이 감염으로, 비강 감염 후 뇌로 퍼질 수 있습니다.
- 바이러스: 고양이 면역결핍 바이러스(FIV),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FeLV), 드물게 광견병 바이러스 등.
- 세균: 다른 부위 감염에서 파급되거나 외상으로 인한 감염.
- 비감염성/면역 매개성: 개에 비해 흔하지는 않지만 발생 가능합니다. 원인 불명의 '특발성' 염증.
- 감염성 (매우 중요):
- 증상: 발열, 무기력, 식욕 부진, 행동 변화 (숨기, 공격성, 혼란), 발작, 머리 기울임, 선회 운동, 보행 이상 (비틀거림), 시력 상실, 목 통증/경직.
- 진단: 신경계 검사, 혈액 검사 (염증 수치, 감염체 항원/항체 검사), 뇌척수액(CSF) 검사 (매우 중요), MRI 촬영.
- 치료: 원인에 따라 항생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FIP 등 특정 질환), 면역 억제제 (면역 매개성), 항경련제, 스테로이드, 보조 치료. 예후는 원인과 심각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FIP 등은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최근 치료제 개발로 변화 중).
- 원인:
2. 발작성 질환 (Seizure Disorders)
개에 비해 고양이에서 원인 불명의 '특발성 뇌전증'은 드문 편입니다. 고양이의 발작은 기저 원인(뇌 구조 이상, 염증, 대사 문제 등)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원인: 뇌종양, 뇌염/뇌수막염 (FIP, 톡소플라즈마 등), 뇌졸중 후유증, 뇌 외상 후유증, 대사성 문제 (간질환-간성뇌증, 저혈당, 티아민 결핍), 중독, 선천적 기형, 특발성 (드묾).
- 증상: 전신 발작 (쓰러져 몸 떨림, 허우적거림, 침 흘림, 대소변 실수), 부분 발작 (얼굴 근육 떨림, 한쪽 다리 떨림, "파리 잡는 듯한" 허공 씹기, 갑작스러운 달리기나 공격성 같은 이상 행동). 발작 전후의 행동 변화.
- 진단: 발작의 원인을 찾는 것이 최우선. 혈액 검사, 소변 검사, 감염체 검사, 영상 검사 (MRI), 뇌척수액 검사.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때 특발성 뇌전증을 고려.
- 치료: 기저 원인 치료가 우선. 원인 치료가 어렵거나 특발성인 경우 항경련제 투여 (페노바르비탈, 레비티라세탐, 조니사마이드 등).
3. 뇌종양 (Brain Tumors)
주로 나이 든 고양이에서 발생하며, 뇌 자체 또는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합니다.
- 종류:
- 수막종 (Meningioma):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 개보다 상대적으로 경계가 명확하고 외과적 제거가 용이한 경우가 많습니다.
- 림프종 (Lymphoma): 전신성 림프종의 일부로 뇌에 침범하거나, 드물게 뇌에서 원발성으로 발생. FeLV와 연관될 수 있습니다.
- 신경교종 (Glioma): 뇌 실질 세포에서 발생.
- 전이성 종양: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전이된 경우.
- 증상: 종양의 위치, 크기, 성장 속도에 따라 매우 다양. 서서히 진행되는 행동 변화, 발작 (특히 노령묘에서 처음 발생 시), 선회 운동, 머리 기울임, 머리 누르기 (Head pressing), 시력 변화, 식욕/그루밍 습관 변화.
- 진단: 신경계 검사, MRI 또는 CT 촬영 (가장 중요), 뇌척수액 검사 (림프종 진단에 도움).
- 치료: 수술 (특히 수막종),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요법 (특히 림프종), 증상 완화 치료 (스테로이드 - 뇌부종 감소, 항경련제). 예후는 종양 종류와 치료 반응에 따라 다름.
4. 뇌혈관 질환 (Cerebrovascular Accidents, Stroke)
개보다는 드물지만 고양이에서도 발생합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허혈성) 터져서(출혈성) 발생합니다.
- 원인: 고혈압 (만성 신부전,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흔히 동반됨), 심장 질환 (혈전 생성), 갑상선 기능 항진증 자체, 신장 질환, 감염, 종양 등 기저 질환과 관련된 경우가 많음.
- 증상: 갑작스러운 신경 증상 발현. 균형 감각 상실, 심한 머리 기울임, 선회 운동, 안구 진탕, 편측 마비 또는 운동 실조,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 의식 변화.
- 진단: 신경계 검사, 혈압 측정 (매우 중요), 혈액 검사 (신기능, 갑상선 기능 등 확인), 심장 검사, MRI 촬영 (뇌 손상 확인).
- 치료: 기저 질환 관리 (혈압약, 갑상선 치료제 등), 보조 치료 (수액, 산소 공급), 재활 치료. 예후는 손상 범위와 기저 질환 관리에 따라 다름.
5. 선천성/발달성 질환 (Congenital/Developmental Disorders)
- 수두증 (Hydrocephalus): 뇌척수액 축적으로 뇌압 상승. 고양이에서는 개보다 덜 흔함. 돔 모양 머리, 발작, 학습 장애 등.
- 소뇌 형성 부전 (Cerebellar Hypoplasia): 어미 고양이가 임신 중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태어난 새끼 고양이에게 흔히 발생. 소뇌 발달이 미숙하여 운동 조정 능력에 문제 발생.
- 증상: 태어날 때부터 나타남. 걸을 때 비틀거리고 넘어짐 (운동 실조), 몸이나 머리가 흔들림 (특히 무언가 하려고 할 때 - 의도 진전), 넓은 보폭. 진행되지 않으며 지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음.
- 진단: 특징적인 임상 증상, 병력 (어미의 백신 접종력 등), MRI.
- 치료: 완치 불가능. 환경 개선 (미끄럽지 않은 바닥, 낮은 화장실/식기) 등 적응을 돕는 관리. 많은 고양이들이 잘 적응하며 살아감.
- 리소좀 축적병 (Lysosomal Storage Diseases): 특정 효소 부족으로 대사 산물이 세포 내(특히 신경 세포)에 축적되는 유전 질환. 다양한 신경 증상 유발.
6. 외상성 뇌 손상 (Traumatic Brain Injury, TBI)
- 낙상 (특히 고층에서 떨어지는 '고층 증후군'), 교통사고, 물림 등으로 발생.
- 증상 및 치료는 개와 유사 (의식 변화, 발작, 출혈 등 / 응급 처치, 뇌압 관리).
7. 대사성/독성 뇌병증 (Metabolic/Toxic Encephalopathy)
- 원인:
- 간성 뇌병증: 심각한 간 기능 부전 시 암모니아 등 독성 물질이 뇌에 영향.
- 요독성 뇌병증: 심각한 신부전 시 요독 물질 축적.
- 저혈당증: 인슐린 과다 투여, 인슐린종 등.
- 티아민 (비타민 B1) 결핍: 생선 위주 식단, 오래된 사료 등에서 발생 가능. 심각한 신경 증상 유발.
- 중독: 부동액 (에틸렌 글리콜), 살충제, 납, 특정 식물, 사람 약물 등.
- 증상: 무기력, 혼란, 발작, 시력 상실, 머리 누르기, 침 흘림, 보행 이상, 혼수. 티아민 결핍 시 목 꺾임 (Ventroflexion), 동공 확장, 발작 등 특징적 증상 가능.
- 진단: 혈액 검사 (간/신장 수치, 혈당), 병력 (식단, 중독 가능성), 소변 검사.
- 치료: 기저 대사 질환 교정, 해독제 투여 (가능 시), 티아민 보충, 보조 치료.
8. 퇴행성 질환 (Degenerative Diseases)
- 인지 기능 장애 증후군 (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 CDS): 노령묘에서 발생 가능. 개와 유사한 증상 (방향 감각 상실, 상호작용 변화, 수면/활동 변화, 배변 실수, 울음 증가 등)을 보일 수 있으나 개보다 연구가 덜 되어 있음.
- 기타 드문 신경 퇴행성 질환.
고양이 뇌 질환 의심 시 중요 관찰 사항
- 숨는 행동 증가, 구석에 웅크리기
- 이유 없는 공격성 또는 과도한 불안
- 발작 또는 경련 (미묘한 얼굴 떨림 포함)
-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는 보행 이상
-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임
- 눈동자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림 (안구 진탕)
- 머리를 벽이나 가구에 대고 미는 행동
-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 (동공 확장, 벽에 부딪힘)
- 과도한 울음 또는 비정상적인 소리 내기
- 식욕 또는 그루밍 습관의 급격한 변화
진단과 치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계 검사, 혈액/소변 검사, 혈압 측정, 감염체 검사, 영상 검사(MRI, CT), 뇌척수액 검사 등이 필수적입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약물, 수술, 방사선 치료, 식이 요법, 환경 개선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뇌 질환은 매우 심각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고양이는 증상을 잘 숨기므로, 평소와 다른 아주 작은 변화라도 발견되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