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식도(Esophagus) 질병

고양이 식도(Esophagus) 질병 상세 안내

고양이의 식도는 입(인두)에서 위까지 음식물을 운반하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관입니다. 식도의 연동 운동을 통해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며, 고양이에서도 다양한 식도 질병이 발생하여 섭식 장애 및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와 유사한 질병도 있지만, 고양이에게 더 흔하거나 특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 중요: 역류(Regurgitation)와 구토(Vomiting)의 구분

 

식도 질환의 주요 증상인 역류는 위장 질환의 증상인 구토와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역류 (Regurgitation): 식도 내 음식물이 능동적인 복부 수축 없이 수동적으로 입 밖으로 밀려 나오는 현상입니다. 헛구역질 없이 갑자기 "왈칵" 내용물이 나올 수 있으며,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그대로 나오거나 기다란 원통형 모양을 띨 수 있습니다. 주로 식도 자체의 문제입니다.
• 구토 (Vomiting): 메스꺼움, 헛구역질 등 전조 증상과 함께 복부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며 위 내용물을 배출하는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부분적으로 소화된 음식물, 위액, 담즙 등이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위, 소장 질환이나 전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수의사는 이 둘을 구분하는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증상을 잘 관찰하여 설명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1. 식도염 (Esophagitis)

• 고양이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식도 문제입니다.
• 정의: 식도 점막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긴 상태입니다.
• 원인:
  • 약물 유발성: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 특정 약물(특히 독시사이클린, 클린다마이신과 같은 항생제) 알약이나 캡슐이 식도에 오래 머물면서 자극을 유발. 알약을 물이나 소량의 음식과 함께 투여하지 않았을 때 위험이 커집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등 다른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위식도 역류 (Gastroesophageal reflux, GERD):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하여 발생. 특히 마취 중이나 마취 회복기에 위-식도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만성적인 구토도 원인이 됩니다.
  • 이물 (Foreign body): 식도에 걸린 이물질이 점막을 직접 손상시키거나 염증 유발.
  • 자극적인 물질 섭취: 강산, 강알칼리 등 화학 물질 섭취.
  • 감염: 칸디다(곰팡이)나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면역 저하 상태에서 드물게).
• 증상:
  • 삼킴 통증 (Odynophagia):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아파하거나(깨갱거리거나 피함), 꿀꺽 삼키는 것을 주저함.
  • 과도한 침 흘림 (Ptyalism).
  • 식욕 부진, 기력 저하.
  • 역류.
  • 체중 감소 (만성화된 경우).
• 진단:
  • 상세한 병력 청취 (특히 약물 복용력).
  • 임상 증상.
  • 식도 내시경 (Endoscopy): 식도 점막의 발적, 부종, 미란, 궤양 등을 직접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입니다.
  • 흉부 방사선 (X-ray): 심한 염증이나 합병증(예: 폐렴) 확인에 도움. 조영 검사는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치료:
  • 원인 제거: 원인이 되는 약물 중단/변경, 이물 제거 등.
  • 약물 투여 방식 개선: 알약 투여 시 반드시 물(주사기 이용)이나 소량의 부드러운 음식과 함께 급여하여 식도를 빨리 통과하도록 합니다.
  • 점막 보호제: 수크랄페이트(Sucralfate) 현탁액 또는 슬러리 형태로 투여하여 궤양 부위를 코팅하고 보호합니다.
  • 위산 억제제: 오메프라졸(Omeprazole, PPI) 또는 파모티딘(Famotidine, H2 차단제) 등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추가적인 식도 자극을 줄입니다.
  • 유동식 또는 부드러운 음식 급여: 식도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 통증 관리 (필요시).
  • 심한 경우, 일시적인 위루관(Gastrostomy tube) 장착하여 식도를 쉬게 해 줄 수 있습니다.

2. 식도 협착 (Esophageal Stricture)

• 정의: 식도 내강이 섬유성 반흔 조직(흉터)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좁아진 상태입니다.
• 원인: 주로 심한 식도염의 후유증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약물 유발성 식도염이나 심한 위식도 역류 후에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식도 이물, 식도 수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증상:
  • 고형식에 대한 점진적인 역류: 처음에는 큰 알갱이나 건사료를 역류하다가, 심해지면 부드러운 음식이나 물도 역류할 수 있습니다.
  • 삼키기 어려워함 (꿀꺽거림 증가).
  • 음식을 먹고 싶어 하지만 삼키지 못하고 뱉어냄.
  • 체중 감소, 영양 불량.
• 진단:
  • 병력 청취 (과거 식도염 병력 등).
  • 임상 증상.
  • 조영 방사선 (Barium study): 바륨 조영제를 삼키게 한 후 X-ray 촬영하여 좁아진 부위를 확인합니다.
  • 식도 내시경 (Endoscopy): 협착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정도를 평가하며, 치료(확장술)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습니다.
• 치료:
  • 풍선 확장술 (Balloon dilation): 내시경을 통해 협착 부위에 특수 풍선을 넣고 부풀려 좁아진 식도를 기계적으로 넓히는 시술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여러 차례 반복 시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 부지 확장술(Bougienage): 다른 형태의 확장 기구를 사용.
  • 확장술 시 스테로이드 주사: 협착 재발을 줄이기 위해 시도될 수 있습니다.
  • 매우 심하거나 확장술에 반응이 없는 경우, 외과적 수술(협착 부위 절제 및 문합)을 고려할 수 있으나 위험 부담이 크고 합병증 발생률이 높습니다.
  • 치료 중 및 치료 후에는 부드러운 유동식 또는 죽 형태의 음식을 급여하고, 제산제/점막 보호제를 투여합니다.

3. 거대식도증 (Megaesophagus)

• 고양이에서는 강아지보다 훨씬 드물게 발생합니다.
• 정의: 식도 근육의 운동성이 소실되어 식도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늘어져, 음식물을 위로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 원인:
  • 특발성 (Idiopathic):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차성 (Secondary):
    • 중증 근무력증 (Myasthenia Gravis): 강아지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발생 가능. (흉선종-Thymoma와 연관된 경우도 있음)
    • 자율신경계 이상증 (Dysautonomia, Key-Gaskell syndrome): 과거 영국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 보고됨. 현재는 매우 드뭄.
    • 납 중독 등 독성 물질 노출.
    • 다른 신경근육계 질환.
  • 선천성 (Congenital): 매우 드뭅니다. 샴(Siamese) 품종에서 관련 보고가 있습니다.
• 증상:
  • 역류: 가장 주요한 증상.
  • 체중 감소, 발육 부진.
  • 흡인성 폐렴 (Aspiration Pneumonia) 위험: 식도에 고인 음식물이나 침이 기도로 넘어가 발생. 기침, 호흡 곤란, 발열 등 폐렴 증상 (매우 위험!).
• 진단: 임상 증상, 흉부 방사선(확장된 식도 확인), 조영 방사선(운동성 소실 확인), 기저 질환 감별 검사(예: 중증 근무력증 항체 검사).
• 치료:
  • 근본적인 치료는 어려움.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 자세 교정 급여: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수직 자세 또는 높은 곳에서 급여하여 중력의 도움을 받습니다 ('베일리 체어' 등을 고양이에게 맞게 적용). 식후 15-30분간 자세 유지.
  • 음식 형태 조절: 유동식, 죽, 미트볼 형태 등 역류를 최소화하는 형태를 찾습니다.
  • 소량씩 자주 급여.
  • 위장관 운동 촉진제 (Metoclopramide, Cisapride)는 식도 운동성 개선 효과는 미미하거나 없습니다.
  • 기저 질환이 있다면 치료합니다.
  • 흡인성 폐렴 발생 시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 및 보조 처치.
• 예후: 일반적으로 좋지 않으며(guarded to poor), 평생 관리가 필요하고 흡인성 폐렴 위험이 높습니다.

4. 식도 이물 (Esophageal Foreign Body)

• 정의: 음식물이 아닌 물체가 식도에 걸린 상태.
• 원인: 고양이는 특히 바늘과 실 (needle and thread)을 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뼈 조각, 작은 장난감, 낚싯바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증상: 갑작스러운 켁켁거림, 헛구역질, 과도한 침 흘림, 입 주변을 긁으려는 행동, 음식/물 거부 또는 삼키자마자 역류. 바늘 등 날카로운 물체는 식도 천공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 진단: 임상 증상, 섭취 목격, 흉부/경부 방사선 (특히 뼈나 금속성 이물 확인), 내시경으로 직접 확인.
• 치료: 내시경을 이용한 제거가 우선적으로 시도됩니다. 내시경 제거 실패 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며, 식도 천공 시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물 제거 후에는 식도염 치료가 동반됩니다.

5. 혈관륜 기형 (Vascular Ring Anomaly)

• 정의: 선천적으로 비정상적인 혈관이 식도를 고리처럼 감싸 압박하는 기형. 잔존 우대동맥궁 (PRAA)이 가장 흔합니다.
• 증상: 이유식 후 고형식이를 시작하면서 증상이 나타납니다. 고형식이 역류, 성장 부진, 흡인성 폐렴 위험.
• 진단: 어린 연령, 임상 증상, 조영 방사선, CT 혈관 조영술.
• 치료: 압박하는 혈관을 절단하는 외과적 수술. 조기 수술이 예후에 중요합니다.
• 예후: 조기 수술 시 양호한 편이나, 일부 식도 확장 및 운동성 저하가 남을 수 있습니다.

6. 식도 종양 (Esophageal Neoplasia)

• 고양이에서 매우 드뭅니다.
• 종류: 편평상피암종 (Squamous cell carcinoma)이 가장 흔하게 보고됩니다. 평활근종/육종 등 다른 종류도 가능합니다.
• 증상: 점진적인 삼킴 곤란, 역류, 체중 감소, 식욕 부진.
• 진단: 내시경을 통한 조직 검사, 영상 검사 (X-ray, CT).
• 치료: 예후는 대부분 불량합니다. 외과적 절제(가능한 경우),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 등은 제한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언제 동물병원에 가야 할까요?

 

고양이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식도 질환을 의심하고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 음식이나 물을 삼킬 때 아파하거나 어려워할 때
• 역류 증상이 반복될 때
• 알약 복용 후 침을 많이 흘리거나 밥을 못 먹을 때
• 밥을 먹고 나서 기침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할 때 (흡인성 폐렴 의심)
• 평소와 달리 침을 심하게 흘릴 때
• 이유 없이 체중이 계속 감소할 때
• 이물을 삼킨 것이 의심될 때 (특히 바늘과 실)

식도 질환은 고양이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수적입니다.